곧 퇴원

8/19 11:00 경 퇴원 예정

오랜만에 일기를 쓴다. 매번 전화할 때마다(간부님과의) 실수를 한다. 그나마 이번엔 실수를 하나만 했다. 처음엔 전화로 하는 관등성명인 ‘백마 20번 훈련병 강현승’이 아주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하긴 했다. 두번째 통화때는 전화 끊기 전 경계 누락, 먼저 끊고 말았다. 오늘 전화에서는 간부님이 먼저 전화를 끊어야 되는데 내가 먼저 끊어버렸다. 아직 군인처럼 행동하는게 삐걱거리는 듯 하나 아직 훈련소 내 훈련병이니까 이해해주시길 바라본다. 오늘 소대장님과의 전화가 인상깊다. ‘백마, 20번 훈련병 강현승’이라는 경례, 관등성명을 하고 난 뒤, 소대장님 曰 ‘너 이제 훈련병 아니야’가 아주 인상 깊다. 소대장님의 저 한마디에 대한 대답으로 ‘이병 강현승입니다.’라고 대답하였다. 이제 나는 어떻게 될지, 야수교에서의 삶은 어떨지 무척이나 불안하면서도 사실 아무 생각이 없기도 하다. 훈련소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요양만 한다는데 그럼 밥은 어떻게 먹어야 할지, 계속 도시락이 나오는지, 계속 3중대 1소대일지도 의문. 어쩌면 타중대에 꼽사리 껴서 살아야 할 수도. 앞으로 만날 인연들이 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길 바랄 뿐이다. 지금까지는 너무나도 운이 좋았음을 절실히 느끼는 때이다. 내일 이제 휴가복귀다. 원래는 20일 복귀지만 퇴원일에 맞춰 휴가가 줄어들었다.